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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설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항상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때문인지,

1910년대 일제강점기 때문인지,

1세기 고구려의 민족의 피가 흘러서 인지

 

정말 바쁘게 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게 바쁘게 사는 한국 사람에게

여행이라는 단어는 무척 특별한 것 같다.

이렇게 바쁜 삶에서 휴식을 주고,

여행하는 동안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에 붙어있는 항공사 특가 광고를 보면 설레고,

친구가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고,

여행 가기 전날 밤 밤에 잠이 잘 안 오고,

친구들과 여행 가기 전에 마트에 가서 먹을 것을 살 때 즐겁다.

 

 

나는 7년 정도 회사생활을 했다.

 

처음에 들어간 곳은 LG U+에 아웃소싱 회사였다.

그곳에서는 통신장비 TPS(Triple Play Service)의 하드웨어 검사를 했고,

그다음 회사에서는 같은 TPS 단말기의 펌웨어 검사를 했다.

 

그 덕분에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잘 때려 맞출 수 있고,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그다음은 첫 번째 여행을 했었다.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여행을 떠났다.

 

당시 이유는 정말 간단했다.

 

내 꿈을 찾아서

 

라고 사직서에 쓰고 나오려고 했지만 동료들이 만류하여

개인 사정이라고 쓰고 과감하게 퇴사를 했다.

 

회사에서 매일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재미없는 일을 하였다.

품질 부서였기 때문에 더욱더 지루했던 것 같다.

 

그런 지루한 삶이 싫었다.

 

이후에 나는 첫 번째 설레는 여행의 준비를 했다.

 

호주의 언어는 영어라서 영어공부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3개월 동안 필리핀 바기오라는 곳에서 영어공부를 하였고,

강남에 파고다 어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를 하고 호주로 여행을 떠났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호주는 공원에서 삼겹살을 먹을 수 있었고,

사이다는 술의 한 종류였으며,

KFC 치킨이 화요일마다 반값이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호주에서는 개인생활이 있었다.

 

 

호주에서의 생활은 한국과 달랐다.

 

퇴근 시간이 늦어도 5시,

그 이후에 집에 와서 할 수 있는 것은 너무 많았다.

여유가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어떤 일본인 친구는 서커스를 한다고 저글링 연습을 하였고,

한국인 친구는 살을 뺀다고 운동을 했었다.

미국 친구는 술을 즐겨마셨고

호주 친구는 등산을 하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은

2년 반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 집 회사 집을 반복했던 것 같다.

주말에도 회사일을 했고,

매 순간마다 회사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내 인생의 첫 번째 호주 여행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많은 이야기를 했고,

많은 이야기를 알았다.

 

그게 벌써 4년 전 이야기다.

 

국내에 와서는 아는 사람의 스타트업 회사에 들어가서 정말 개(멍멍 개) 같이 일을 하였다.

하지만 개같이 번 것에 비해서 정승같이 돈을 쓰지는 못했다.

 

다시 일만 하는 한국 사람이 됐다.

 

그래서 두 번째로 한국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첫 번째 호주 여행도 한국에 지루한 삶이 싫어서 떠난 거였다.

이번 스페인 여행도 비슷한 이유다.

 

어떻게 생각하면 멋있는 여행이 될 수 있고,

다르게 생각하면 회피하는 여행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면 모두들 날 부러워한다

 

내가 여행 계획을 생각하고 있을 때면 나도 내가 부럽다.

 

다시 한번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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