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일주일 동안 이렇게 많이 걸은 것도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걷고 있다는 것도 처음 느꼈다. 나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다시 알게 되었고, 상상하지 말고 눈앞에 있는 것만 믿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가장 큰일은 무리하게 걸어서 무릎이 너무 아프고, 새끼발가락과 그 옆에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는데, 걸을 수가 없도록 아프다는 것이다. 그동안 첫째 날에 이룬 -> 파사이 둘째 날에 파사이-> 산마르틴, 셋째 날에 산마르틴-> 주마이아, 넷째 날에 주마이아-> 말키나 다섯째 날에 ->말키나 -> 게르니카 여섯째 날에 게르니카 -> 빌바오 많이 걸어오긴 한 것 같다. 이제 일주일을 걸었는데 몸이 너무 아프다. 가방이 무거워서 일까? 무리하게 걸어서 그런 걸까?..

거의 다 왔다. 정말 끝이 보이지 않았던 길이지만, 하나의 이정표를 본 순간, '아 거의 다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산 마르틴 알베르게에서 찍은 야경 이 이정표이다. 이 이정표는 casa Lua 필그림 호스텔 Luarca 지역의 도네이션 알베르게에서 찍은 사진이다. 정말 많이 왔다. 산 마르틴 알베르게는 정말 좋았다. 아침도 제공을 해 주었고, 비용도 도네이션이었다. 방도 거의 각방을 배정해 주어서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터널이나 이런 곳에 이렇게 벽에 재미있는 그림들이 그려져있는 것을 간혹가다 볼 수 있다. 이날따라 많은 재미있는 벽화들이 반겨주었다. 다음 목적지는 soto de Luina 이다. San martin-> soto de Luina 까지..

반 넘게 왔다. 오늘은 북쪽길 마지막 큰 시티라는 지존 을 지났다 정식 명칭은 히혼?이라는데 스펠링은 Gijon이다. 각각 나라 사람들이 발음하는 게 다 달라서, 그냥 지존이다. 전날에 시드라를 먹는데 높은 곳에서 떨어트려서 먹어야지 스파클링이 살아있다고 해서 높은 곳에서 떨어트려서 먹어봤는데 겁나 흘리기만 했다. 역시 전문가가 따라주는 바에서 사 먹는 것을 추천한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반이 훌쩍 지나니 걷는 것도 익숙해지고, 같은 사람들도 계속 만나게 된다. Villaviciosa -> Gijon 구간은 오르막길이 정말 많다. 여기서 중요한 구간이 나온다. 프로미티보길 Oviedo로 갈 것인지, 지존(Gijon)으로 갈 것인지 전에 만났던 순례자는 절대 프리미티보 길로 가지 말라고 했다. 거기는 평균 ..

오늘도 걷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걸어야지 발이 안 아프고, 어떻게 걸어야지 물집이 안 잡히는지 알 수 있다. 전날 펜두엘레스에서 잘 쉬었다. 잘 쉬었는데. 그 다음날에도 비가 엄청 왔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에, 오늘은 못 걸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주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이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버스를 타고 리아네스(Lianes) 로 갔다. 버스를 타니 아는 얼굴들이 많았다. 같이 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꾀 있었다. 역시 비 오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그 노부부는 내리면서 '리아네스 저번에 왔었는데 정말 이쁜 도시야' '사진도 많이 찍고 구경도 많이 해' 라고 했다. 비가 와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표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아..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비가 계속 왔다. 비 오는 날은 많이 걷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와도 걷기는 걸어야 한다. 산탄데르 알베르게에서 들었는데 가는 길 일정 부분에 길이 별로 안 이쁘다고 해서 기차를 타고 mordo라는 곳까지 가서 다시 걸어갔다.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오는 것도 오는 건데 새끼발가락이 다시 아파졌다. 지금까지 계속 봐왔던 사람들이 점점 떠나갔다. 큰 도시에 들릴 때마다 공항이나 기차역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를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한국인 부부 빼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집으로 갔다. 비가 계속 오는 것도 한몪 한 것 같다. 이날도 산탄데르에서 나와서 기차를 타고 모르도에서 내렸다. 가는 길에 카페에서 잠시 아침을 먹고..

발을 다쳐서 아픈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드디어 오늘까지 11일 차이다. 8일 날부터 이룬에서 출발을 하여 파사이에 하룻밤 자고, 오리오, 주마이아 말키나 게르니카 빌바오 포르투칼레테, 온톤 가스트로 얼디알레스 라레도 칸타브리아 부아메스 를 지나서 지금은 산탄데르에 와있다. 이제는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할지 생각이 든다. 집에 가는 비행기를 끊어서 그런가(원래는 안 끊고 왔다.) 아니면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아니면 몸이 좀 걷는 것에 적응을 하여 다른 생각이 드는 걸까? 모르겠다 어떤 것이든 간에 다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동안 빌바오에서 한 번 더 기차를 타고 포르투칼레테로 갔었다. 그곳은 다리가 유명하다는 곳이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포루투칼레테..

산티아고 순례길 비용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산티아고 순례길 비용은 하루에 30~40 유로 정도 잡고 가면 된다. 알베르게가 대부분 싼 곳은 5유로에서 비싼 곳은 20유로 정도 한다. 그리고 사 먹는 것보다 분명히 해먹는 게 훨씬 싸다. 하지만 정말 힘들고 아프고 그럴 때 사 먹는 것도 추천한다. 알베르게 근처의 바(bar) 나 음식점 같은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필그림(순례자) 메뉴가 있다. 애피타이저부터 마실 것, 후식까지 나오는 메뉴이고 순례자들을 배려하여 가격도 저렴하다(10~15) 대부분 순례자들이 이렇게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먹는데 저 햄 같은 경우 5조각~7조각 정도가 1유로이다. 빵은 바게트 빵이 훨씬 싸지만, 식빵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치즈 같은 경우도 1유로에 5조각..

못 걷겠다. 걷고 싶지도 않고 걸으면 더 이상 안될 것 같다. 구글 맵으로 빌바오까지 가는 법을 검색하니 기차 타라고 한다. 그래 기차 타자 내 몸이 더 중요하지 걸어서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차를 타러 가자 처음에는 기차를 어떻게 타는 줄 몰라서 그냥 탔다. 이거 타면 빌바오로 간다고 구글맵이 알려주었다. 그냥 탔다. 타서 내리니 나가는 문이 막혀있었다. 프랑스에 한번 여행한 적이 있는데 타기 전에 한번 찍고, 나와서도 한번 찍고 그런 형태였다. (우리나라도 똑같지만...) 나가려고 하니 카드가 없다. 우락부락하고 시큐리티같이 생긴 사람에게 손을 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표정을 하였다. 그러니 얼굴을 한번 튕기더니 다른 사람이 왔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게르니카에서 왔어요' 그러니 일단 나가는..

산티아고 북쪽길 에서 아는 명칭을 볼 줄은 몰랐다. 게르니카. 초등학교 때 미술 학원에서 따라 그렸던 기역이 있다. 피카소의 케르니카. 이전에 미국인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스페인 내전 때 게르니카에 폭탄이 떨어졌을 당시를 보고 피카소가 이상하게 그린 그림이다. 이날 그 게르니카에 도착을 한다. 텍스트 추가 아침 일찍 말키나 알베르게 앞에서 소가 많이 모여있었다. 그렇게 소 울음소리로 아침에 출발하였다. 진짜 이날 길을 많이 잃었다. 정말 이게 길이 맞아?? 할 정도로 힘들었던 길이었다. 그런데 가다 보니, 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길을 잃었던 것이다. 이전에도 몇 번 길을 잃어버렸었는데 거의 대부분같이 순례하는 순례자들을 만나서 해결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원래 이런 길인가 ..

아침부터 왼쪽 무릎이랑 오른쪽 발가락 물집 잡힌 곳이 너무 아팠다. 새끼발가락에 물집 잡힌 곳이 너무 아파서 오른쪽에 양말을 두 개 신고 출발했다.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도 역시 이정표를 보고 꾸준히 걸어갔다. 나중에 들은 사실이지만 이 구간이 가장 힘든 구간이라고 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왔다 갔다 하는 구간이 많고 진흙탕 길도 많았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걷는 나에게는 그냥 힘든 길이었다. 매번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들이 반겨주었고, (저 말은 가까이 가니까 진짜 앞 까지 뛰어왔다) 많은 이정표가 나를 어디로 갈지 이끌어 주었다. 그렇데 데바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 산 위에 있는 잘 바이드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1시 30분이었다. 미국인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