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걷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걸어야지 발이 안 아프고, 어떻게 걸어야지 물집이 안 잡히는지 알 수 있다. 전날 펜두엘레스에서 잘 쉬었다. 잘 쉬었는데. 그 다음날에도 비가 엄청 왔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에, 오늘은 못 걸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주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이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버스를 타고 리아네스(Lianes) 로 갔다. 버스를 타니 아는 얼굴들이 많았다. 같이 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꾀 있었다. 역시 비 오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그 노부부는 내리면서 '리아네스 저번에 왔었는데 정말 이쁜 도시야' '사진도 많이 찍고 구경도 많이 해' 라고 했다. 비가 와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표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아..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비가 계속 왔다. 비 오는 날은 많이 걷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와도 걷기는 걸어야 한다. 산탄데르 알베르게에서 들었는데 가는 길 일정 부분에 길이 별로 안 이쁘다고 해서 기차를 타고 mordo라는 곳까지 가서 다시 걸어갔다.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오는 것도 오는 건데 새끼발가락이 다시 아파졌다. 지금까지 계속 봐왔던 사람들이 점점 떠나갔다. 큰 도시에 들릴 때마다 공항이나 기차역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를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한국인 부부 빼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집으로 갔다. 비가 계속 오는 것도 한몪 한 것 같다. 이날도 산탄데르에서 나와서 기차를 타고 모르도에서 내렸다. 가는 길에 카페에서 잠시 아침을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