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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 왔다.

비 오는 날은 많이 걷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와도 걷기는 걸어야 한다.

 

산탄데르 알베르게에서 들었는데

가는 길 일정 부분에 길이 별로 안 이쁘다고 해서

기차를 타고 mordo라는 곳까지 가서

다시 걸어갔다.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오는 것도 오는 건데 새끼발가락이

다시 아파졌다.

 

지금까지 계속 봐왔던 사람들이 점점 떠나갔다.

 

큰 도시에 들릴 때마다

공항이나 기차역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를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한국인 부부 빼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집으로 갔다.

 

비가 계속 오는 것도 한몪 한 것 같다.

 

이날도 산탄데르에서 나와서

기차를 타고 모르도에서 내렸다.

 

가는 길에 카페에서 잠시 아침을 먹고 있는데

한국인 부부가 손을 잡고 지나갔다.

 

보기 좋았다. 왠지 이날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날씨가 흐리고 구리지만

길은 역시 이뻤다.

 

비가 와서 사진은 많이 못 찍었지만,

그래도 이쁜 길을 걸어왔다.

 

길을 걷다 보면 여러 가지 화살표가 보인다.

빨간색 화살표도 있고,

파란색 화살표도 있다.

 

이것들이 모두 산티아고 순례길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대부분 맞는 위치로 안내했던 것 같다.

(아마도 노란색 락카가 다 떨어져서였을까..?)

 

그래도 노란색 화살표 롤 만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날씨가 계속 흐렸다.

비가 오다가 안 오다가

많이 오다가 많이 안 오다가.

 

비가 오면 순례자들은 2가지 종류로 나뉜다.

 

가방 전체를 싸는 방수 가방 싸개를 하고,

방수가 되는 우비 같은 옷을 입는 순례자와,

 

가방을 쌀 수 있는 큰 판초 우의를 입고서 걷는

순례자.

 

그리고 그냥 걷는 순례자도 있다.

 

나는 전체를 덮는 판초 우의를 사 와서 걸었다.

 

가방까지 확실하게 보호하기 위한 방법은

가방까지 덮는 판초 우의를 사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길을 걷다가,

젖소목장을 보았다.

 

그리고 그 앞에 치즈를 판다고 써져있길래

들려서 치즈를 샀다.

 

그런데 어떻게 먹는지 아직 모르겠다.

동그랗게 쌓여져있었고,

겉은 곰팡이 같은 걸로 쌓여져있었다.

 

오늘 저녁에 먹을 예정이다 가격은 5유로 주고 샀다.

 

 

2시 30분 정도에 산틸라나 델 마 (santillana del mar)라는 곳에 도착했다.

그런데 알베르게에 문이 열려있지 않았고,

조금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걸었다.

걷는 도중에 알베르게가 보여서 들어갔다.

 

알베르게는 카볼레돈도(Caborredondo)

에 있는 이잘라 오스텔지다 (Izarra Hostel)

 

 

 

 

내가 첫 번째로 도착했었다.

안에 시설은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시설 요금은 기부제 도네이션이고,

저녁과 아침식사를 제공해 준다.

 

혼자서 편하게

남이 코 고는 소리 듣지 않고 잘 수 있다

라는 생각에 정말 좋았다.

 

비는 더 많이 왔고

다른 사람들이 올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인 부부가 들어왔다

 

그래도 반가웠다.

예전에 같이 있었던 아르헨티나 할아버지는

잠을 잘 때 무호흡으로 잠을 잔다.

정말 같이 잘 수 없이 코를 고는 사람이다

그 사람보다는 훨씬 났다.

 

이 부부와는 이번이 3번째 만남이었다.

 

가끔 한국인을 만나는 것도 좋다.

나를 아들같이 챙겨주셨고,

아침에 라면 수프까지 챙겨주면서

밥 말아먹으라고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다음에 보면 꼭 보답해야지,

 

 

그렇게 이잘라 호스텔을 나와서

가는 길도 이뻤다.

 

호스텔에서 어디까지 갈지 알려주었는데

중간에 쉬려고 했지만, 알베르게가 닫혀있어서 쉬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를 세르디오(Serdio) 로 정했다.

 

35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길은 정말 이뻤다.

 

다시 바닷가를 보았고,

파도치는 것도 보았다.

 

그렇게 다음알베르게에 6시쯤에 도착했다.

 

 

알베르게에 갈 때에 오르막길이 계속 있다.

 

이 길에 끝에 알베르게가 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지 말고 쭉 올라가도록 해라.

 

 

이 알베르게는 6유로이다.

시설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는데,

주면에 슈퍼마켓이 없고 식당이 하나 있다.

 

이곳에서 다 해결해야 한다.

 

빨리 가서 필그림 메뉴를 시켰다.

 

 

 

나쁘지 않았다.

배가 너무 고파서인지 모르겠는데

직접 요리한 것 같지는 않았다.

 

냉동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온 느낌이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지금까지 필그림 메뉴를 몇 번 먹어봤는데

 

필그림 메뉴는 큰 도시에서 먹는 것이 괜찮은 것 같다.

 

다른 리뷰들도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의 필그림 메뉴에 대한 의견들 봤는데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별로 비추하던 것 같다.

 

하지만 스페인 물가가 비싸다 보니

하루 종일 많이 먹지 않고,

저녁에 필그림 메뉴 하나로 저녁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저녁 내내 비가 왔고,

아침에도 비가 조금 왔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길은 정말 이뻤다.

 

구간은 Serdio -> Pendueles

 

그렇게 길이 험하지도 않고,

경치도 이쁘고

중간중간 물먹는 곳도 많고,

식당도 많고,

대형마트도 있다.

 

다행히 길을 걷는 내내 비가 오지 않아서

이곳까지 잘 올 수 있었다.

 

원래 계획은 조금 더 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여기서 머물기로 했다.

 

숙소 이름은

La Casona de Paula

부엔까미노 앱에는 문 닫았다고 하는데,

바에서 물어보니 열었다고 해서 왔다.

 

요금은 18유로이고,

옷 세탁비 무료이다.

 

잘 모르겠다. 무료인지 돈을 내야 하는지

그런데 런드리 런드리 하면서 옷을 가져다주니까

그냥 빨아준다고 하였다.

 

수건도 가져다주고,

오랜만에 푹 쉴 수 있을 것 같다.

 


 

같이 걷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건 아쉽다.

하지만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새로운데,

그동안의 걸었던 길이 리셋되는 느낌이 있다.

 

지금 10월 11월은 스페인 우기 라고 한다.

그래서 많은 순례자들이 오지 않는 것 같다.

비가 오는 길을 걸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난 어떤 시기에 갈 것인지 고를 수 없었고,

와서 알았다.

 

후회하지 않는다.

비 오는 길이 별로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걸을 수 있다.

 

계획은 했지만,

모든 걸 다 알고 계획을 할 수는 없다.

 

자기가 계획하고 생각한 것에 합리화를 하듯,

 

이 정도 알아봤으면 가서도 별문제 없겠다.

이 정도 준비했으면 문제없겠다.

 

오늘까지의 산티아고 북쪽길

 

별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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