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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걷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걸어야지 발이 안 아프고,

어떻게 걸어야지 물집이 안 잡히는지 알 수 있다.

 

전날 펜두엘레스에서 잘 쉬었다.

잘 쉬었는데.

그 다음날에도 비가 엄청 왔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에,

오늘은 못 걸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주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이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버스를 타고 리아네스(Lianes) 로 갔다.

 

버스를 타니 아는 얼굴들이 많았다.

같이 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꾀 있었다.

 

역시 비 오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그 노부부는 내리면서

'리아네스 저번에 왔었는데 정말 이쁜 도시야'

'사진도 많이 찍고 구경도 많이 해'

라고 했다.

 

비가 와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표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아..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버스를 내린대서 여기까지 오는데도

비를 많이 맞아서 옷이 다 젖었다.

 

도착했을 때 알베르에게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앞에 있는 번호로 전화를 하니

오늘 문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휴..... 더 이상 걷고 싶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는데 홍콩에서 온 친구가 주인 없는 알베르게에 들어왔다.

같이 다른 알베르게를 찾으러 가야 했다.

 

비가 계속 와서 그런지 몸도 너무 춥도, 따뜻한 게 필요했다.

 

첫 번째로 간 알베르께는 문이 또 닫혀있었고,

두 번째로 들어간 알베르게가 문이 열려있었다.

 

 

들어오니 3시쯤 되어서 바로 밥을 먹으러 갔다.

 

 

 

알베르게 앞에 식당에 11유로 하는 메뉴가 있다.

 

두 가지 정해진 메뉴를 고를 수 있고, 빵을 같이 준다.

왼쪽의 사진이 치킨 수프인데 추워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스페인에서 몇 번 밥을 먹어본 결과,

식전 메뉴는 대부분 수프를 주고,

그다음에 메인메뉴 빠에야(볶음밥) 나, 고기 등

메인 요리는 그다음에 나온다.

그리고 디저트로,

요플레나 아이스크림 푸딩 등 을 준다.

 

처음에는 이런 구조인지 모르고

처음에 주는 메뉴를 배부르게 먹었다.

수프 같은 것들을...

 

그런데 그다음에 메인메뉴가 나왔고,

디저트까지 있다.

 

너무 배가 고파도

처음 나오는 요리부터 많이 먹을 필요 없다.

 

이후에 이날은 푹 쉬었다.

 

내일 비가 안 오길 기도하며,

 

 

정말 다행히도,

비가 안 왔다.

 

정말 아침에 젖은 신발을 신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섰다.

 

 

 

길도 이뻤다.

구간은 Lianes -> Cuerres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어제의 안부를 물었다.

 

'어제 걸었어?'

'얼마나 걸었어??'

 

나는 버스 타고 리아네스로 왔다고 했다.

다들 잘했다고 어제는 걸으면 안 되는 날이라고 했다.

텍스트 추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비는 필수 항목이라서,

비가 와도 무저껀 걸어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북쪽길 같은 경우에는

비가 오면 무너진 지역도 많고,

산길이다 보니까

오르막길과 내리막길도 많다.

그래서 진흑도 많고 돌길도 많다.

 

잘못 가다 보면, 크게 다칠 수 있다.

중간중간 소나기가 오는 것은 괜찮지만,

하루 종일 오는 장마 정도의 비라면

걷는 것을 멈추고 하루 정도 쉬어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쿠엘레스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이 알베르게를 부엔까미노 앱으로 알아봤을 때

침대의 개수가 6개밖에 없다는 것을 봤다.

 

내가 1등으로 도착했다.

무저껀 나는 여기서 쉴 수 있겠다.

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또 마음이 초조해졌다.

 

전날에도 부엔까미노 앱에서는 1년 내내 연다고 했었는데,

문을 닫았었고,

이날 도착한 알베르게는 10월 31일까지만 한다고 쓰여있었다.

 

걱정됐다.

 

이후에 독일 커플 같은 사람 두 명이 왔다.

 

 

3시가 넘었는데 문을 열지 않자,

전화를 했다.

 

독일 사람이 전화를 했는데

영어? 독일어? 했는데

독일어라고 대답을 한 것 같다.

 

유창한 독일 말이 오가고

유익했다.

 

20분 후에 도착한다고 하였고,

침대가 4개밖에 없으니, 1명만 더 받고 다른 사람 오면

쫓아내라고 했다고 한다.

ㅋㅋㅋㅋ

 

알베르게 주인은 날 보자마자 한국 사람이냐고 하였고,

'어떻게 알았어?'

'한국 사람들 여기 엄청 많이 왔다 갔어'

내가 한국 사람처럼 생겼나 보다.

오늘 누구는 필리핀 사람 같다고 하던데...

 

이날은 이 알 바르게에서도 특별한 날이었다.

 

알베르게 주인 할아버지의 생신이었다.

그래서 케이크를 한 조각씩 먹으라고 주었고,

아들같이 보이는 사람 둘도 와 있었다.

 

알베르게 이름은 Belen house이다.

예수님은 베들레엠 에서 태어나셨다.

 

 

여기 스탬프도 예수님의 탄생인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마구간의 구유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님.

 

이날 저녁 메뉴이다.

식전 애피타이저로는 간단하게 샐러드를 먹었고,

본 요리는 빠에야와 소고기였다.

 

최근에 먹었던 것 중에 제일 맛있었다.

 

식사 이후에 간단하게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였다.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들었고,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다시 한번 천주교의 위대함을 느꼈다.

 

4명이서 같은 방 2층 침대 2개에서 잤는데,

다행히 코 고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이날 정말 잘 잤다.

 

 

 

다음날도 역시 비가 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식당에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오랜만에 바닷가 길도 걸었다.

 

비가 계속 오면,

날씨가 좋은 날에 햇볕이 정말 좋다.

 

이날의 구간은

Cuerres -> Priesca

이다.

 

그전에 큰 도시 콜룬가 라는 곳을 지나간다.

 

그런데 이곳의 알베르게 가격은 최저 20유로 정도라서

너무 비싸다...

 

그래서 조금 더 가기로 했다.

 

콜룬가 라는 큰 도시를 나와서

가는 길은 그냥 평지인데,

알베르게에 거의 다 와가서 오르막길이 나온다.

계속 오르막길이 나온다.

 

거의 꼭대기쯤에 알베르가게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날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2 커플과 1명의 독일 여자, 독일 남자,

이렇게 다 같이 저녁을 해먹었다.

 

Priesca 알베르게는 1개이다.

시설도 나쁘지 않고,

가장 좋은 점은 안에서 식료품이나, 냉동피자 같은 것을 팔아서

그 자리에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이날에 파스타와 피자, 샐러드를 해서 알베르게에 있는 사람들 다 같이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였다.

 

'한국은 대부분 몇 시간 일을 하냐'

'대부분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한다'

'난 하루에 5시간만 일해서 나 자신과 내 남자친구 동료들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한국은 그런 거 없다. 보통의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일한다'

 

'일본에 퇴직한 나이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한국도 앞으로 그렇게 될 것 같다'

'스페인 역시 같은 태크를 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은 수도에서 하지만 사는 것은 수도 근교에서 산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한다.

같은 상황에 직면했어도,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다.

 

한국 사람들이라고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을 할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대답이 한국 사람에게서 나왔을 때,

다들 이상하게 보지만,

한국에서 살았던 사람이 아닌 외국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할 이야기를 하면,

당연하다.

 

그렇게 평소와 달랐던 하루도 지나갔다.

 

 

예전에 유럽여행을 할 때에

시드라라는 사과 와인이 유명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기인 것 같다.

시드라가 유명한 곳,

 

사과와인을 먹을 수 있는 곳,

 

오늘의 경로는

Priesca -> Villaviciosa

이다.

 

올 때부터 사과도 많이 봤고,

 

사과 동상도 봤다.

 

시드라 먹으러 가야겠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항상 즐겁다.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준다.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내 생각이 무엇인지 더욱 뚜렷해지는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

 

 

유럽 사람들이 대부분 걷는 이길

 

다 수용할 수 있다.

무슨 이야기든,

어떤 새로운 생각이든

 

산티아고 북쪽길,

 

아직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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