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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다쳐서 아픈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드디어 오늘까지 11일 차이다.

 

8일 날부터 이룬에서 출발을 하여

파사이에 하룻밤 자고,

오리오,

주마이아

말키나

게르니카

빌바오

포르투칼레테,

온톤

가스트로 얼디알레스

라레도

칸타브리아

부아메스

를 지나서 지금은 산탄데르에 와있다.

 

이제는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할지 생각이 든다.

 

집에 가는 비행기를 끊어서 그런가(원래는 안 끊고 왔다.)

아니면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아니면 몸이 좀 걷는 것에 적응을 하여 다른 생각이 드는 걸까?

모르겠다 어떤 것이든 간에

다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동안 빌바오에서 한 번 더 기차를 타고 포르투칼레테로 갔었다.

그곳은 다리가 유명하다는 곳이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포루투칼레테 알베르게는 깔끔하고 좋았다.

관리하는 사람이 마크였는데

방명록에 그 사람에 대한 칭찬이 정말 많았다.

 

 

분위기도 괜찮고,

친절했던 알베르게였다.

 

그렇게 다음날부터 다시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걷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Onton이라는 곳이다.

 

 

오랜만에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이 구간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고,

이렇게 중간중간 재미있는 그림들과

역시 북쪽길만의 좋은 경치를 보면서 걸을 수 있다.

 

가는 길에 바닷가 옆 카페에서 핀초 2개와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이때 먹었던 핀초가 지금까지 먹었던 것 중에

가장 맛있었다.

오른쪽 건 치킨 튀긴 것에 치즈 파프리카 등이 들어있었고

왼쪽 건 계란에 하몽과 버섯 등을 같이 부친 것이었다.

 

온톤 알베르게는 작은 건물이다.

그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차가 다니는 길 옆에 바로 있다.

 

저녁을 먹지 못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했는데

이 알베르게에서 저녁을 제공해 준다고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알베르게에서 제공해 주는 저녁을 먹었다.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거의 대부분 독일 사람이다)

자기소개 시간도 있었다.

 

저건 스페인 요리 빠에야 하는 건데

비주얼보다는 맛이 없었다..

덜 익은 쌀에 음식이 매우 짰다

 

같이 있던 한국인 부부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렇게 오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목적지인

카스트로 얼디알레스 로 향했다.

 

이제는 발이 별로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걸어갔다.

 

가는 길에 오리를 만났다.

오리는 또 처음이었다 ㅋㅋㅋ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

 

이곳도 좀 큰 도시였다.

역시 바닷가 옆에 있는 도시였고,

해산물이 유명하다고는 하는데

좀 큰 동태전 한 조각이랑,

고추 튀긴 것 7개 정도 가 7유로였다.

 

너무 비싸다..

이때 이후 해산물은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카스트로에서 큰 성당도 구경하고,

사람들도 많이 구경하고

추운 날씨에 수영도 했다.

 

참 이쁜 도시였다.

 

다음 목적지는 라레도

 

이곳으로 가는 길이 정말 이뻤다.

한번 큰 오르막길을 가면

거의 산꼭대기에서 가로질러서 간다

 

날씨가 더 좋았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많이 이쁘다.

 

산티아고 북쪽길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라레도 알베르게는 성당이었다.

성당 안에 있는 방을 쓸 수 있도록 해주었다.

 

7시에 미사가 있고,

순례자들을 위한 기도도 해준다고 해서

미사를 참례하기로 했다.

 

전에 호주에 있었을 때도 그렇고,

이때 스페인에서 미사를 봤을 때도 같았지만

역시 미사의 순서 의식에 순서는 같았다.

 

미사의 끝에서 필그림(순례자)를 위하여 기도를 해 준다고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신부님은 축복을 해주셨고,

나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항상 힘들 때

내가 기댈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하지만 그 무언가가 나에게 한마디,

한마디가 아니라 손짓 하나라도 해주면

그럼 된 것 같다.

 

성당에서도 아무것도 아닌

말도 안 통하는 곳에서

순례자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 준다는 것만으로

 

감동의 눈물 같은 거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미사가 끝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다음 목적기로 갈 때 배를 타고 간다.

이번이 2번째 배 타는 것이다.

 

가격은 2유로이고, 처음 탓을 때보다

더 오래간다.

 

다음 목적지는 구아메스

 

여기 알베르게는 사이즈가 컸다.

 

일단 숙박 저녁식사 아침식사까지 모두 도네이션으로 이루어져 있고,

시설도 정말 좋았다.

 

도착은 한 4시쯤에 했는데

7시 정도에 간단하게 알베르게에 대한 소개를 하고

저녁식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규모가 큰 만큼,

역사도 깊어 보였다.

 

다 함께 모여서 알베르게에 대한 소개를 하고

저녁식사를 했다.

 

지금까지 먹어본 알베르게에서 제공해 주는 식사 중에서

가장 맛있었고,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다.

 

 

저녁 애피타이저부터,

빠에야 샐러드 후식으로 샴페인까지 제공해주었다.

 

그러면서 도네이션 박스를 치면서

'이게 제일 중요하다'

라는 이야기도 함께 하였다.

 

알베르게에 도네이션 제도가 많다.

먹은 만큼, 물쓴만큼, 잔만큼 개인 개인이

생각을 해서 기부를 하는 것이다.

 

절대 공짜가 아니고, 돈을 내야 한다.

 

그리고 오늘이다.

 

오늘 산탄데르, 역시 큰 도시이다.

3시간쯤 걸어서 가서

배를 타고 갈 수 있다.

 

3번째 배를 탔다.

요금은 2.9유로 지금까지 배를 탄 것 중에

가장 비쌌다. 그만큼 가장 오래갔다.

 

오늘은 비가 계속 왔다.

그리고 가장 적게 걸은 것 같다.

 

걷는 중에 우비를 입고,

배를 타고 갔다.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계속 올 것 같아서,

여기서 하루 쉬기로 했다.

 


 

오늘까지 산티아고 북쪽길 11일 차이다.

 

지금까지는 생각보다 느리게 일정을 소화한 것 같다.

원래는 북쪽길 총 경로가 며칠 일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은 목적지가 딱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컨디션이나 날씨, 모든 것에 맞춰서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각각의 곳에 알베르게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꼭 어느 목적지로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또한 걸으면서 자신에 맞는 생각을 하면서 걷기를 바란다.

 

나도 이제 돌아가야 한다.

점점 줄어드는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분명히 나는 목적지로 향해 걷고 있고,

걷는 거 이외에 다른 일을 안 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어떤 것을 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지만,

바로 나타나는 생산적인 일은 아직 없다.

 

이렇게 긴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자유롭고 싶어서 아무것도 갖지 않았고,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런 삶을 살 수는 없는 것 같다.

 

작은 목표들을 이룬 적은 많지만,

아직, 오랜 기간이 걸리는 목표는 정해서 이뤄본 적은 없다.

 

언제까지 자유롭게 살 수는 없는 일이지

 

이제는 내 것들을 다 안고 살 수 있을만한

것 들을 가지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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