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걷고 있다. 이제 어느 정도 걸어야지 발이 안 아프고, 어떻게 걸어야지 물집이 안 잡히는지 알 수 있다. 전날 펜두엘레스에서 잘 쉬었다. 잘 쉬었는데. 그 다음날에도 비가 엄청 왔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에, 오늘은 못 걸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주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이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다. 그래서 이날 버스를 타고 리아네스(Lianes) 로 갔다. 버스를 타니 아는 얼굴들이 많았다. 같이 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꾀 있었다. 역시 비 오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라. 그 노부부는 내리면서 '리아네스 저번에 왔었는데 정말 이쁜 도시야' '사진도 많이 찍고 구경도 많이 해' 라고 했다. 비가 와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대표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아..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비가 계속 왔다. 비 오는 날은 많이 걷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와도 걷기는 걸어야 한다. 산탄데르 알베르게에서 들었는데 가는 길 일정 부분에 길이 별로 안 이쁘다고 해서 기차를 타고 mordo라는 곳까지 가서 다시 걸어갔다. 비가 계속 왔다. 비가 오는 것도 오는 건데 새끼발가락이 다시 아파졌다. 지금까지 계속 봐왔던 사람들이 점점 떠나갔다. 큰 도시에 들릴 때마다 공항이나 기차역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를 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한국인 부부 빼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집으로 갔다. 비가 계속 오는 것도 한몪 한 것 같다. 이날도 산탄데르에서 나와서 기차를 타고 모르도에서 내렸다. 가는 길에 카페에서 잠시 아침을 먹고..

발을 다쳐서 아픈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드디어 오늘까지 11일 차이다. 8일 날부터 이룬에서 출발을 하여 파사이에 하룻밤 자고, 오리오, 주마이아 말키나 게르니카 빌바오 포르투칼레테, 온톤 가스트로 얼디알레스 라레도 칸타브리아 부아메스 를 지나서 지금은 산탄데르에 와있다. 이제는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할지 생각이 든다. 집에 가는 비행기를 끊어서 그런가(원래는 안 끊고 왔다.) 아니면 한국에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아니면 몸이 좀 걷는 것에 적응을 하여 다른 생각이 드는 걸까? 모르겠다 어떤 것이든 간에 다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동안 빌바오에서 한 번 더 기차를 타고 포르투칼레테로 갔었다. 그곳은 다리가 유명하다는 곳이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서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포루투칼레테..